6월 26일 토요일 일찍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았다. 임신 선배인 친구네와 누나의 조언으로 지금가도 확인할 수 있는게 많지않아서 1~2주 기다리는 것도 좋다고 했지만 우리 부부는 참을 수 없었다. 확인을 하고 싶었다. 앞서 얘기했지만 아내는 로켓배송을 참 좋아한다. 그만큼 기다리는 것을 어려워한다. 임신 소식은 나도 조바심나게 만들었다. 임태기 확인부터 첫 병원진료까지 시간이 멈춰있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 시간은 이 뒤에 겪을 시간 멈춤에 비하면 아주 귀엽고 짧은 시간이었다.)
불안함, 기대감, 걱정 여러 감정을 안고 방문한 산부인과에서 임신을 확인했다. 작은 콩이 아내 자궁 속에 생겼다. 하지만 제대로 자리를 잡은 것인지 확인을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일반적인 유산과 관련된 안내에도 덜컥 겁이났다. 임신에 대해 아는 것이 많이 없어서 걱정이 많았다. 공부를 하고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궁금한 것을 모두 묻기엔 진료시간이 짧았고 초음파보면서 '우와 ~' 하면서 질문은 흩어져 기억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임태기 확인 이후에 너무나 큰 임신이라는 세계가 나에게 다가왔다. 흐릿하게 보이고 관심있게 들리지 않던 정보들에 관심을 생겼고 공부가 시작됐다. 선물받은 임신출산육아 대백과는 너무 재미있는 내용으로 가득했다. 너무 몰랐던 나를 반성하면서 늦었지만 아빠가 되기위해 알아야 할 것을 배웠다.
새롭게 마주한 세계에 대해 알아가는 동안 아내는 평소 느끼지 못했던 소화 장애와 입덧 초기 증상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고통을 호소하는 아내의 모습에 당황했고 어떤 대처와 위로가 필요한지 몰라서 어려웠다. 우선 많은 임산부들이 힘들어하는 변비 증상에 좋다는 푸룬쥬스를 주문했다. 남편도 아내도 모두에게 만족감을 주는 제품이었다.
그렇다고 이 제품이 아내의 기분이 우울한 것까지는 해결해주지 못한다.
남편 역량의 한계를 느끼며 전전긍긍하는 동안 입덧이라는 폭풍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분명 아내는 평소처럼 먹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세계가 우리에게 왔다.
'육아하는 남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신한 아내를 위한 밥상] 쉽게 만드는 매콤달콤 어묵볶음 (0) | 2022.02.03 |
---|---|
[임신한 아내를 위한 밥상] 부드럽게 따뜻한 한 그릇, 소고기뭇국 (0) | 2022.02.02 |
4. 입덧.. 끝이 보인다. (0) | 2021.09.06 |
3. 입덧의 괴로움 (남편 이야기) (0) | 2021.09.06 |
1. 아내가 임신을 했다 (0) | 2021.08.13 |